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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3.28 22:10 수정 : 2011.03.28 22:10

국내에서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그제 강원도 방사능측정소에서 미량의 제논이 검출됐는데,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의 일부가 캄차카반도,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강이나 환경에 영향이 없는 극미량이라고 하지만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편서풍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다고 되뇌어온 정부 설명과 달리, 방사성 물질이 각 지역에서 형성된 지류를 타고 곳곳에 도달할 수 있음이 실증됐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은 편서풍 영향권인 미국·유럽뿐 아니라 이웃 중국에서도 검출돼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검사 결과에 따라서 다른 방사성 물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제논은 상대적으로 인체 위험성이 낮지만 오래 노출되면 폐질환을 유발한다고 한다.

먼저 정부는 안이한 인식을 버리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논 외에 다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은 작다고 하지만 유아나 임신부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에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감시를 철저히 해서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양과 유입 경로 등을 미리 알려야 한다. 그러나 원전 당국은 지난 23일 포집한 시료에서 제논이 나왔지만 이를 알리지 않았다. 미량인데다 북한 핵실험 연관 여부를 판단하느라 발표를 나흘 늦췄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생각하면 미덥지 못한 처사다.

어제 정부가 국무총리 주재 원자력위원회를 열어 늦게나마 국내 모든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처럼 방사성 물질이 주변국에서 한반도로 흘러드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꼼꼼히 세워야 한다. 원전 13기를 가동중인 중국이 앞으로 77곳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동아시아는 원전 밀집지대가 된다. 중국 중부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경우 이틀 뒤 서해에 들어오고 사흘 뒤 전국이 고농도의 영향권에 든다고 한다. 중국에서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가정할 경우 한반도는 북서풍과 남서풍 때문에 생각하기도 끔찍한 위험지대 한복판에 놓이게 된다. 정부는 중국 일본과 원전 안전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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