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19 18:26
수정 : 2005.01.19 18:26
서강대의 지난해 수시입학 전형에서 당시 이 대학 입학처장의 아들이 부정으로 합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울의 한 사립고교에서는 검사를 아버지로 둔 학생의 기말고사 시험 답안지를 교사가 대신 작성해준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다. 그러지 않아도 고교 등급제와 수능시험 부정 등으로 멍든 학부모들의 가슴을 다시 ‘부모 백’이라는 쇳덩이로 짓누르는 꼴이다.
내신성적이 좋지 않고 수능성적도 중간 정도인 학생이 서강대의 수시 영어논술 시험에서 지원자 2667명 가운데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면 의혹을 사지 않을 수가 없다. 입학관리를 담당하는 입학처장으로 있던 아버지는 자신이 잘 아는 선배 교수를 출제위원으로 선정했다. 감사를 한 교육부는 답안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학교 쪽에서는 교육부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재시험조차 거부했다니 대학들이 내세우는 자율성이 과연 이런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교사의 경우에도 학교와 시 교육청은 사실 여부도 즉각 확인하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교사가 학생 아버지의 신분을 감안하지 않았다면 그런 비상식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시험부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늘 학생들이다. 이번에도 해당 고교생은 문제가 불거지자 자퇴했고, 서강대 합격생도 이미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고통을 준 사람은 바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어른들이다.
좋든 싫든 시험이 우리 젊은이들의 앞날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일선 학교의 시험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하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온갖 소문의 진원지가 돼버린 대학 수시입학 전형은 정확한 실태 조사와 함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사퇴파문 때 불거진 아들의 외국인 특례입학 논란도 아직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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