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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5 19:56 수정 : 2011.04.25 19:56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단장으로 한 ‘원로그룹’(The Elders)이 2박3일 일정으로 오늘 방북길에 오른다. 아일랜드·핀란드·노르웨이의 전직 수반들이 동행하는 이번 그의 방북이 꽉 막힌 남북간 대화 통로에 숨구멍을 틔워주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결국 민족 내부 문제를 푸는 데 또다시 외부 힘에 기대야 하는 우리 처지가 위태롭고 답답하지만,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이번 카터 방북은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빨라지고 있는 6자회담 주요 당사국간 기류 변화의 연장선 위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이 최근 북-미 협의를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3단계 접근안’을 제시했고, 북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의 입국 수용 의사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북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 회담을 여는 게 어떠냐’는 의사 타진을 직접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어느 때보다 대화 재개를 위한 국내외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카터 방북이 남북 대화 재개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994년 방북 때는 전쟁 직전 상황까지 내몰린 ‘1차 핵위기’의 불을 극적으로 끄는 성과를 냈지만 지난해 8월 방북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못하는 등 기대만큼의 성과를 못냈다. 미국 정부 안에서도 카터 방북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가 있다고 한다.

더욱이 우리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완강하다. 지난해 천안함 침몰사건 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남북간의 통로를 모조리 차단해 버린 뒤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카터 방북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남북이 이렇게 적대관계를 지속하는 사이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운영이 좌초하거나 흔들리고 있고, 잠재가치가 7000조원이 넘는다는 북의 광물자원 이권들은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남북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이런 출혈을 막기 위해서라도 극적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북이 한 걸음씩 물러나 타협에 응할 수 있는 조건과 명분을 어떻게라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카터 방북이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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