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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8 19:54 수정 : 2011.04.28 19:54

우리 야당들은 얼마 전까지 종종 냉소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정권을 맡을 능력이 없다고 불임정당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시민들은 그제 재보선을 통해 야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야권도 2012년 총선·대선을 통해 제대로 평가를 받아보라는 것이다. 야권 여러 정파와, 특히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앞으로 행동이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에 시민들은 야권 각 주체들의 자세를 무섭도록 냉정하게 평가했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위해 순천과 김해을에서 나름대로 양보했다. 손 대표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선거구에 낙선을 각오하고 뛰어들었다. 민주노동당도 연대의 대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에 국민참여당은 홀로 떼를 쓰면서 욕심을 부리다 실패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면 얻고, 욕심에 사로잡히면 얻을 것도 잃는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준 결과였다. 야권 각 주체는 이에 따른 교훈부터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특히 민주당한테 독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야권연대 덕분에 승리했다고 말하지만, 어느덧 민주당만으로 잘나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결과에 안주하다가 7·28 재보선에서 패배하기도 했다.

손 대표가 야권 대선주자로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그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다. 사람을 챙기려면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야권연대를 위해 자기희생을 하기보다 기득권을 굳혀 나가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을 경계하는 것이 지금 손 대표와 민주당이 명심해야 할 첫째 과제다.

둘째, 민주당의 체질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민주당의 선전은 야권연대 요인을 제외하면 정부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은 바가 크다. 당원 기반이 특정 지역 출신에 편중되고 젊은 세대가 참여를 꺼리는 민주당의 문제점은 여전하다. 민주당에선 야권 단일정당을 만들자는 취지의 통합론이 곧 떠오를 모양이다. 정당을 합치는 통합이냐, 아니면 정당을 그대로 두는 연합이냐는 좀더 토론할 문제다. 하지만 제1야당의 체질이 철저히 혁신되지 않는 한 범야권 세력 재편 논의도 제대로 진전되기 어려워진다.

셋째, 정책 비전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 야권이 반이명박 견제심리에 편승하기만 해도 되는 시절은 사실상 끝났다. 이제부터는 야권 자신이 대안세력으로서의 준비 정도를 냉정하게 평가받게 돼 있다. 야 4당 차원에서 진보민주연립정부에 필요한 정책연합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손 대표 개인은 중도주의 노선을 특장점으로 내세워왔다. 진보개혁 색채가 강화되기 마련인 야 4당 정책연합에 그가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준 까닭이다. 이런 인식을 씻고 야권연대를 정착·강화시키기 위해선 손 대표가 범야권 내부 소통이 좀더 활발해지도록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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