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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9 19:50 수정 : 2011.04.29 19:50

농협이 이달 말까지 전산 장애를 완전히 복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카드 관련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시스템은 복구했지만 거래 명세를 일부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고객 데이터가 완전히 유실될 수 있다고 하니 금융회사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피해를 본 사람들이 보상을 받아내겠다고 집단소송에 나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농협 전산 장애 사고가 난 지 20일 가까이 됐지만 사고 원인도 범인도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다. 농협은 사고 직후 고객 정보 유출은 없었으며 전산망 및 훼손된 신용카드 거래 정보는 100% 복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몇 차례 복구 시한을 어긴 채 결국 손을 들었다. 내부 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금융과 전산의 연관성이 높은데도 농협은 신용사업 담당인 농협은행장이 아닌 중앙회장이 전산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중앙회장은 전산에 대해 잘 모르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말한다. 도대체 뭘 믿고 금융거래를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농협의 허술한 보안체계도 문제지만 사후 대응 또한 미숙하기 짝이 없었다. 농협은 전산 장애가 일어났을 당시 삭제 명령으로 고객 정보가 삭제됐지만 바로 관련기관에 알려 조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은행을 믿고 거래한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 피해 내용과 사태 수습과 관련한 정보를 가감 없이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나아가 고객 편에 서서 한 점 피해가 없도록 보상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카드 이용 대금에 연체료까지 부과했다가 취소하는 식의 실수나 무성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농협 전산 장애로 말미암아 31만여건의 민원이 이미 제기됐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전세금을 제날짜에 주지 못한 사람부터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숙박비를 내지 못해 노숙한 사람까지 그 피해는 광범하다. 농협은 일단 계좌이체나 입금이 되지 않아 발생한 피해는 모두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신용상의 피해를 봤다면 그것도 신용정보회사에 연락해 신용기록을 다 없애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고객이 입증할 수 있는 피해만 보상한다는 소극적이고 통상적인 방침으로 수습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농협이 모든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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