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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속철도 안전 확보, 더 미루다간 대형사고 난다 |
코레일이 최근 한국형 고속열차 ‘케이티엑스(KTX)-산천’에서 부품 결함을 확인하고 제작사에 리콜을 요청했다. 열차의 모터감속기 고정장치에 균열이 생겨 떨어지기 직전의 상태였다고 한다. 0.5t이나 되는 모터감속기가 고속 주행 중에 떨어지기라도 했다면 대형사고가 났을 뻔했다. 코레일은 차량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위해 운행 편수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그를 넘어서는 발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케이티엑스-산천은 지난해 3월 도입된 이래 1년여 사이에 41차례의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켰다. 지난 2월에는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 안에서 탈선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이후 외부에 알려진 케이티엑스의 사고·운행 장애 14건 가운데 8건이 케이티엑스-산천에서 발생했다.
코레일 쪽은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완벽한 기술 개발 없이 서둘러 상업운전에 나서다 보니 고장이 잦은 듯하다며 제작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현대로템은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선로·신호 시스템과 운영상의 오류 등으로 운행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맞선다. 제작상의 문제건 운영상의 문제건 원인을 밝히고 안전을 확보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지 네 탓 내 탓 할 때가 아니다. 특히 현대로템은 차량의 기술적 결함 여부를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해외 수주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방어적으로 대응하다간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케이티엑스-산천뿐만 아니라 프랑스 알스톰사가 제작한 구형 케이티엑스도 운행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부품 교체 시한을 자의적으로 늘린 탓에 부품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다니 승객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부품 확보 등 근본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
차체의 안전성뿐 아니라 운행 미숙도 따져볼 일이다. 코레일의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현장 인력이 늘 부족하고 검수 주기도 늘었다고 한다. 철도 차량과 전기분야의 점검도 외주에 많이 의존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사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이런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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