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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16 23:00 수정 : 2011.05.17 00:04

정부는 어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단지 내 신동·둔곡지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덕단지에는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게 된다. 거점지구를 곁에서 뒷받침할 기능지구로는 대덕단지 옆 청원·연기·천안 등이 지정됐다.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연구단은 대덕단지와 광주, 경북권에 집중적으로 들어선다.

대덕은 평가지표 가운데 연구기반 구축 집적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나누지 않고 대덕에 함께 배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을 대덕단지 25개 외에 대구·울산·포항에 10개, 광주에 5개를 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정치적 결정을 하는 바람에 사실상 ‘삼각벨트’가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비전이나 계획 없이 예산만 잔뜩 늘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지역균형발전 이전에 과학 발전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국제’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도 외국의 우수한 과학자를 유치하고 발굴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연구단을 여기저기로 쪼갠데다 신흥대학이 대부분이어서 우수한 인재들이 안 올까 걱정된다. 연구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춰줘야 하는데 집을 지어놓고 들어오라는 격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초과학의 학제간 연구가 중요하므로 종합적인 연구가 가능한 곳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 약속과도 어긋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작업은 세종시 문제와 얽히면서 늦어진데다 정치권에서 공식 발표 전에 입지를 흘리는 등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점은 매우 아쉽다. 동남권 신공항,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어 정부가 시간을 질질 끌고 투명하지 않게 일을 처리해 불신을 사고 지역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그럼에도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는 과학계의 오랜 숙원이어서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기초연구는 대부분 대학에 지원돼 단일 주제에 대한 지속적 몰입과 연구자원의 축적이 미흡했다. 과학계에서 역량 있고 신뢰받는 인물이 책임을 맡아 연구에 몰입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되며 단기 성과주의에 급급해서도 곤란하다. 기존의 정부 출연 연구소와 연구가 겹치지 않도록 면밀히 사전조정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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