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표된 서울대의 새 입시안은 교육 관련 단체들로부터 변형된 본고사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통합형 논술은 현재의 고교 교육을 통해 준비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사교육을 피할 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목고 진학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게다가 사립대학들도 통합형 논술 도입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이 나서기 전에 교육부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옳았지만, 이제라도 태도를 분명히한 것은 다행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일개 대학과 전면전이라도 벌이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건 과도하다고 비판할지 모른다. 원론적으론 맞는 말이다. 이것이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더 비정상적인 것은 우리의 대학입시 풍토다. 서울대의 입시 방향에 따라 교육 현장이 움직이고, 사교육 시장도 요동치는 게 현실이다. 이 런 복잡한 와중에 어린 학생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자율성만을 내세우는 건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이번 사태가,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해결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서울대에 달렸다. 정부가 제재를 가하고 법으로 입시 문제를 규제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걸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서울대는 하루속히 태도를 바꿔 논란을 가라앉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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