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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3 19:00 수정 : 2011.06.13 19:00

엊그제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시민들이 몰려들어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파업중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 노동조합 등 노동단체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중심이 돼 스스로 참가비까지 내고 먼 길을 달려 연대투쟁에 나선 것은 우리 사회에 연대의 싹을 틔우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트위터 등을 통해 삼삼오오 연락해 서울·수원·평택·전주·순천 등 전국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게 더 뜻깊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는 이미 노동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 사업장에서 노조활동으로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을 뿐 아니라, 김진숙 지도위원이 13일로 159일째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노동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한진중공업 사태가 널리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0년간 4277억원의 이익을 올리고, 국외공장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서는 지금도 선박을 건조하고 있음에도 회사 쪽은 수주량 감소를 이유로 지난 2월 노동자 170명에 대한 해고를 통보했다. 이는 분명히 노사간 약속을 어긴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이미 2007년 3월 ‘국외공장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그리고 지난해 2월엔 ‘구조조정을 중단한다’고 노사가 잇따라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최근 대법원이 경북 포항 철강업체 진방스틸 노사간 고용안정협약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안정협약은 유효하다”는 판례를 남긴 것은 당연히 한진중공업 사태에도 적용되므로 회사의 정리해고는 법적 타당성을 갖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 쪽은 해고를 철회하기는커녕 노조가 지난해 12월 시작한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문제삼아 5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특히 170명에 대한 해고를 통보해놓고도 주주들은 17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으니 일반 시민들로서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경찰이 사업장 진입을 이유로 배우 김여진씨 등에 대한 사법처리 운운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회사와 경찰은 ‘희망버스’에 담긴 시민들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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