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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6 18:59 수정 : 2011.06.16 18:59

경북 칠곡군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 하천수에서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나왔지만, 지하수에선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어제 한-미 공동조사단의 발표는 여러모로 미덥지 않다. 기지 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내린 결론에 따라 국민의 머릿속에 그런 심증이 형성되도록 변죽을 울리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왜 인근지역 조사 결과부터 발표하는지 의아스럽다. 시급히 규명돼야 할 것은 다이옥신 등 맹독성 화학물질을 담은 드럼통이 캠프 캐럴 안에 매립돼 있는지이고, 매립 이후 관련 물질이 흘러나와 주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는지 여부다. 그러자면 지하투과레이더 혹은 시추를 통해 드럼통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토양 검사를 통해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정작 중요한 기지 안 의심지역의 토양 및 지하수 조사는 미적거리면서, 주변 지역만 헤집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싸다.

게다가 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다른 말이 나온다. 비록 검출 한계 값을 밑돌지만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도 문제다. 다이옥신은 고형물질에 흡착되는 성질이 강해 특히 지하수에선 검출하기 매우 어렵다. 수질검사에서도 퇴적물이나 건더기를 조사해 검출한다.

사실 주한미군이 2003년 실시한 캠프 안 환경조사에선 문제의 41구역과 D구역에서 이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캠프 캐럴의 오염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주한미군은 삼성물산에 조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41구역에선 관정의 지하수에서, 그리고 D구역에선 지하수와 토양 모두에서 다이옥신이 나왔다. 주한미군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이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다이옥신과 함께 살충제·제초제 성분이 오랫동안 지하수맥을 통해 널리 퍼졌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주한미군과 정부는 당장 지하 10m가 넘으면 효과가 없는 지하투과레이더 외에 시추를 통해 드럼통 매립 여부를 확인하고, 토양 시료도 채취해 성분 조사를 해야 한다. 그동안 미군이 해온 각종 환경조사 결과도 공개하고, 1978년 이후 이동과 매립을 거듭했던 화학물질 내역과 최종 처리 내용도 밝혀야 한다. 그래야 두텁게 쌓인 불신을 조금이나마 걷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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