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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06 18:41 수정 : 2011.07.06 21:20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에 대한 대피명령이 이틀 만에 해제됐다. 광진구청의 긴급 안전점검 결과, 건물 지반의 진동은 없었고 균열이나 변형 등 구조물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물이 통째로 위험한 최악의 상황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린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하니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도 확실한 안전조처 없이 진동계측기 설치 등의 조건으로 영업을 재개하도록 한 것은 성급하고 잘못됐다.

39층짜리 테크노마트는 하루 유동인구가 5만여명에 이르는 작은 소도시 같은 복합건물이다. 이런 건물의 중·상층부가 위아래로 10분간 흔들려 사람이 울렁거림을 느끼고 책상에 쌓인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였다고 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이런 정도까진 아니지만 올해 들어 흔들림을 느낀 것만 이미 두 차례나 있었다고 한다. 내진 설계가 돼 있는 고층건물이 옆으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위아래로 흔들린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상하 진동은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 구조물 또는 기둥이 훼손됐거나 기둥과 기둥 사이의 바닥이 손상됐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이 한강변의 하천 매립지에 들어서 최근 폭우로 인한 지반 변화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건물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았고 구조물 이상은 없는 것으로 봐서 지반 문제는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임의적인 구조변경으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건물 관리 회사는 구조변경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건물 붕괴 가능성이 100만분의 1이며 진동을 느낀 사람은 예민한 일부에 불과하다고 덮으려고만 하니 미덥지 않다. 물론 설계와 시공은 이상 없는지, 2008년 양호 판정을 받은 10년 만의 정밀안전진단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입주자들의 생계도 중요하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어이없는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10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삼풍 참사는 부실한 관리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인재였다. 사전에 위험 징후가 나타났는데도 이를 무시한 안전불감증이 대형 사고를 낳았던 것이다. 물론 엄격한 건축기준을 적용해 지어진 테크노마트를, 멋대로 구조변경하고 증축까지 한 삼풍백화점과 곧바로 비교할 수는 없을 터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안전조처를 소홀히 해 대형 참사가 빚어지는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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