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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06 18:43 수정 : 2011.07.06 18:43

사회적 쟁점이 된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노사문제에 대한 경찰의 편파적인 과잉수사가 도를 넘고 있다. 경찰은 구태의연한 법질서를 앞세워 노동자들은 물론 시민사회의 후원 활동까지 옥죄는 등 사실상 회사 쪽을 편들고 있다.

경찰은 한진중공업 파업노동자들을 지원한 지난달 11~12일의 ‘희망버스’와 관련해, 엊그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팔십 평생을 통일·민주화·민중운동에 앞장서며 여러 차례 고문과 투옥 등의 고초를 겪은 그이지만, 경찰 소환장을 받은 것은 1993년 문민정부가 수립된 뒤 1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백 소장만이 아니다. 영화배우 김여진씨 등 소환장을 받은 사람이 어제까지 무려 100명을 넘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별다른 폭력사태를 빚은 것도 아닌데 그야말로 마구잡이식 소환이자 시곗바늘을 민주화 이전 시기로 되돌리는 짓이다. 백 소장의 출석요구일이 8일이라니, 9일로 예정된 ‘2차 희망버스’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얄팍한 속내가 훤히 드러나 보인다. 앞서 경찰은 희망버스 행사 참가비 입금계좌를 추적해 돈을 낸 사람을 확인하는가 하면, 참가비만 내고 실제론 행사에 불참한 사람에게까지 소환장을 발부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찰의 편파·과잉수사는 유성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회사 쪽이 동원한 용역경비들의 불법과 폭력에 사실상 눈을 감은 것은 물론, 노조의 파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직장폐쇄를 지속하며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을 막고 있는 회사 쪽에 대해서도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있다. 반면 어제로 예정됐던 노동자 집회를 앞두고는 지난 4일 충남경찰청 정보과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에 전화를 걸어 “집회를 하면 200명을 연행하겠다”고 사전에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의 출석요구서를 9살 난 초등학생 딸에게 전한 뒤 사실 확인을 위해 인증사진까지 찍었다니, 끝 모를 인권 무시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사태는 노동자의 생존권·건강권을 도외시하는 회사 쪽의 그릇된 태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를 무시한 채 그저 법질서만 외치는 것은 노사갈등의 평화적 해결은 고사하고 극단적인 대결만 부추길 뿐이다. 공권력의 존재 이유가 다수 국민과 사회적 약자의 보호에 있음을 경찰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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