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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10 19:16 수정 : 2011.07.10 19:16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의 버스’에 참가한 7000여명이 9~10일 이틀 동안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았다.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무더기로 소환장을 발부한 경찰의 위협을 아랑곳하지 않고 1차 때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것이다. 경찰버스 차벽과 최루액, 무자비한 강제진압에 막혀 서로 얼굴을 마주하진 못했어도, 타워크레인에서 186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하나가 됐다. 희망버스에 타진 못했지만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가슴 졸이며 밤새 현장을 지켜봤던 국민들도 모두 하나였다.

희망버스는 연대와 나눔, 희망의 생생한 증거다. 지난 1일 경기도 평택시를 출발해 천리 길을 쉼 없이 걸어온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폭우를 뚫고 울산에서 자전거로 합류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자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한 대학생들, 장애인 차별 철폐를 호소한 휠체어 장애인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40~50대 등이 한자리에서 어깨를 결었다. 김진숙과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의 고통을 지켜만 보기가 미안하고, 피도 눈물도 없이 미쳐가는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행동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마음은 이제 김진숙과 한진중공업 해고자를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과 불공정을 함께 해결해가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공권력은 이들과 김진숙을 격리시켰다고 안도할지 모르나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희망버스는 더욱 거대한 태풍으로 진화할 것이고, 경찰의 물리력은 그 앞에서 조그만 등불의 신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에게까지 최루액을 뿌리고 50여명을 연행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연행자들을 석방해야 한다.

희망버스는 한편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을 떠올리게 한다. 온 나라가 겨울올림픽 유치의 흥분 속에서 국격 상승을 외치는 동안 한진중공업으로 가는 길에선 최루액과 방패가 난무했다. 이것이 한국 사회의 냉엄한 현주소다. 조양호(한진그룹 회장)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형제라는 사실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우리의 국격은 겨울올림픽 개최와 노동자의 인간적인 삶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높아질 수 있다. 그러려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부터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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