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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꼬레꼬레아’ |
‘코레아’가 성매매를 뜻하는 일반명사가 돼버린 곳이 있다. 키리바시라는, 인구 10만도 채 안 되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가 그곳이다. 한국 원양선원들이 드나들며 18살 안팎 어린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 소녀들을 ‘꼬레꼬레아’라 부른다고 한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도 자라고 있다. 어린 여성에 대한 성착취와 2세에 대한 무책임은 물론, 에이즈 등 질병 확산, 현지 사회의 윤리규범 붕괴 등 일파만파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국제적인 문제가 될 조짐조차 보이고 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에스캅)가 지난해 11월 타이 방콕에서 주최한 ‘아동의 상업적 성착취에 관한 동아태 지역 행동계획 이행 점검회의’에 이 문제가 보고됐다. 최근 마련된 ‘아동 성착취 관련 유엔아동기금 보고서’ 초안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아동인권 가해국’에 포함됐다. 비단 키리바시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및 민간인들에 의해 태어난 이른바 라이따이안이 상당수에 이르고, 한국 원양선원으로부터 버림받은 남미 여성과 2세들이 국내 언론에 소개된 적도 있다.
이대로 두고볼 수는 없다. 개정된 성매매 방지법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도 적용돼야 한다. 정부는 우선 키리바시를 비롯해 문제가 된 지역의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현지 여성 및 2세에 대한 의료와 교육 지원도 필요하다. 선원 복지와 관리를 확대하도록 원양업체에 대한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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