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7.18 19:08 수정 : 2011.07.18 19:08

케이티엑스(KTX) 열차가 지난 주말 국내에서 두번째로 긴 황악터널에서 한 시간 동안 멈춰서는 사고가 일어났다. 객실에 전기공급이 안 돼 승객 400여명이 무더위와 공포에 떨었다. 터널 안에 꼼짝없이 갇힌 채 지나가는 케이티엑스의 굉음에 놀라고 추돌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을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오싹하다. 큰 사고가 벌어지기 전에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지난 4월 광명역 탈선사고와 차량 고장으로 인한 운행 지연이 속출하자 차량 운행을 줄여서 정비를 강화해 안전을 항공기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열차가 10분 이상 지연된 사고는 이달 들어서만 4번째이며 올 들어 36건에 이른다.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터널 안에서 멈춰선 열차는 고장이 잦은 케이티엑스 산천이 아니라 초기 프랑스에서 도입한 차량이다. 핵심 부품인 모터가 말썽을 일으켰다는데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어서 정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사고가 날 때마다 기계적 결함에 비중을 두고 제작사, 정비직원, 시설공단에 책임을 돌려왔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통계를 보면 기계적 결함은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신호와 시스템·관리상의 문제들이다. 열차는 점차 노후화되는데다 운행횟수도 2배나 늘어났지만 3500㎞마다 하던 정기점검을 5000㎞로 늘린 탓이다. 고장 위험이 커졌는데도 정비는 더 허술히 한 것이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취임과 함께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정비 등 기계 관련 인력 3000명을 감축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정비를 강화하고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철도안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후과는 크다. 구조조정을 밀어붙인 허 사장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으며 경영 효율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새 리더십이 확보되지 않는 한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코레일의 폐쇄성도 문제다. 사고가 일어나면 구조적인 원인을 찾기보단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그러다 보니 문제가 발생해도 쉬쉬한다는 것이다. 대책 수립을 위해 철도안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지만 철도 관련자들이 주로 참여해 형식에 그치고 있다. 조만간 시작될 감사원 감사에서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