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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27 18:53 수정 : 2011.07.27 18:53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년4개월 만에 처음 미국 땅을 밟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이후, 그리고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처음 이뤄진 북한 최고위급 관리의 미국 방문이다. 그의 방문이 얼어붙은 남북, 북-미 관계의 해빙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전략적 인내를 내세우며 북한과 거리를 둬온 미국은 2009년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사를 평양에 보냄으로써 새로운 통로를 열려는 듯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일어난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도 경색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은 발리 아세안지역포럼에서 남북 고위접촉이 이뤄지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김 부상 초청 사실을 밝힘으로써 변화의 가능성이 생겼다. 이는 한-미-중이 이미 합의한 남북대화 → 북-미 협의→ 6자회담 재개라는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이 빠른 속도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남북 접촉이 1단계였다면, 김계관의 방미는 2단계 북-미 접촉의 시작이다. 대선을 앞둔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미국은 김 부상의 방미가 북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회담’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제3단계로의 진전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하지만 이는 또한 북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미국이 판단할 경우 북-미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북은 머뭇거리며 시간을 끌다가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갔던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린 2000년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그동안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데는 미국과 남쪽 못지않게 북쪽도 책임이 있다. 기아선상을 헤매는 북쪽 주민들의 생활 개선과 북의 체제 안정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긴요하다는 점에서 진지하고 성의있는 자세로 협상 상대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 부상의 “지금은…화해해야 할 때”라는 말이 빈말로 끝나서는 안 되며 6자회담의 재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북-미의 과속 접근을 경계하는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북-미 접근을 지원함으로써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 변동의 주도권을 쥐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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