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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31 19:21 수정 : 2011.07.31 21:09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지난주 갑자기 사표를 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7월20일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한다. 이유가 어떻든 일단 사표가 제출된 만큼 오늘 열리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는 김 사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기 바란다. 사표 제출 의도와 관계없이 그가 문화방송 사장에서 물러나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사장 취임 이후 공영방송인 문화방송을 ‘친정부 방송’으로 전락시키는 데 몰두했다. 피디수첩 등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고,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제작진과 출연자들을 몰아냈다. 최근에는 김여진씨 등 ‘사회적 발언’을 하는 인사들의 방송 출연을 규제하는 이른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문화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그의 약속은 결국 빈말이 되고 말았다.

김 사장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가혹하리 만큼 냉담하다. 문화방송 본부노조가 김 사장의 취임 1년을 맞아 올 1월 지역 문화방송 노조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 이상이 ‘김재철 연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단계인 ‘가’를 꼽은 응답자가 70%를 넘었다.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오늘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는 통폐합 보류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김 사장의 사표를 반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여당 쪽 이사들이 이미 그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김 사장은 사표 제출을 지역방송 통폐합 승인 압박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국민과 시청자를 우롱하는 짓이다. 문화방송 사장 자리가 무슨 흥정을 하기 위해 던졌다 주워담았다 하는 가벼운 자리인가. 방문진은 김 사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문화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책임질 수 있는 후임 사장의 선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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