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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례하고 유치한 일본 의원들의 ‘독도 쇼’ |
정부의 입국 불허 방침에도 한국행을 강행한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 3명이 어제 김포공항 도착 뒤 결국 강제출국당했다. 독도를 영토분쟁화하려는, 우리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불순한 목적을 공개천명한 그들의 입국을 불허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조처다. 그 전날 밤엔 이들 의원의 울릉도 방문을 기획했다는 다쿠쇼쿠대 교수가 먼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려다 거부당해 되돌아갔다.
한국 쪽 대응이 어떠하리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김포에 온 일본 의원들은 도착 직후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며, 자신들의 입국이 불허될 경우 “큰 외교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노린 게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 “서로 얘기해 보자”며 그런 식의 무리와 무례를 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다고 여길진 모르지만, 길게 보면 결코 그들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독도 문제는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근대를 망친 가혹했던 일제 식민침탈뿐만 아니라 저 멀리 임진·정유년의 참혹했던 전란의 상처까지 되살려내는 역사적 기억의 마중물이다. 한국인은 독도 문제를 통해 그런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변하지 않는 일본의 속성을 간파하고 분노한다.
신도 요시타카 의원은 김포공항에서 “일·한은 우호국”이라며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결코 서로 이해할 수도 진정한 우호국이 될 수도 없다는 걸 그도 잘 알 것이다. 장기집권하면서 외교청서와 방위백서에까지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명기하고 교과서들까지 그렇게 하도록 지도한 자민당의 도발은 야당으로 전락한 이후 더 과감해졌다. 지금은 러-일 전쟁에서 이기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미국한테서 조선 지배권을 확약받고 조선의 외교권까지 박탈했던 1905년이 아니다. 자민당은 지금을 그 시절로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애초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돌출적인 자국 의원들의 행동을 자제시키고, 한국에서도 이를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으로 발전하진 않았을 터다. 하지만 일본 쪽의 무분별한 도발로 한국에서도 정부의 정면대응을 촉구하는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일본의 번영을 보장해온 미-일-한 축의 동북아 안보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일본은 지금 그걸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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