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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08 19:06 수정 : 2011.08.08 19:06

‘동해’의 국제적 명칭 표기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이 최근 ‘일본해’로 단독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했다. 일본해 단독표기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동해 표기 병기를 요구해온 우리 외교가 또 한번 좌절당한 셈이다. 이번 기회에 이런 실패를 부른 우리 쪽 전략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기 바란다.

‘일본해’는 일제 강점기인 1929년 국제수로기구 창립회원국 일본의 주장으로 국제수로기구 문서인 <해양 경계>에 처음 수록된 뒤 국제화했다. 하지만 남북한과 러시아, 일본 등 4개국이 에워싼 바다의 국제 표준 명칭을 특정 국가 이름으로 하는 건 부당하다. 일본은 이미 관행이라 주장하나, 그건 일제 침략의 역사와 함께한 최근의 일이다. 일본해란 표기가 근대 이전 세계지도상에 나타난 예는 거의 없다. 국제수로기구는 1974년, 2개국 이상이 공유하는 지형의 이름을 서로 달리 사용하고 있을 경우엔 우선 당사국간 합의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서로 다른 명칭을 병기하도록 권고했다. 1977년 유엔 지명표준화회의 결의도 그것을 국제 지도제작 일반원칙으로 권고했다.

그럼에도 근대 이후, 특히 <해양 경계> 게재 이후 국제지도에서 일본해 표기는 독점권을 누려왔다. 일본 쪽의 우월한 외교·로비력과 기득권에 집착하는 대국들의 관행 탓이 컸다. 이런 현실을 단번에 바꿀 순 없으나 이번 세기 들어 정부와 민간의 줄기찬 노력으로 동해 병기 사례는 2%대에서 2007년 28% 이상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번에 미국 등이 일본 편을 들어준 것이 이런 흐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미국의 이런 결정이 우리의 최근 대처방식이나 자세 때문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혈맹이라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은 우리 외교의 실패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해 병기가 적절한 대응전략인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해는 우리에겐 낯익은 이름이지만 중국이나 베트남 등도 황해나 남중국해를 각기 동해로 부르듯 동쪽 바다라는 일반명칭으로 치부될 수 있는 만큼 국제적 지지 확보에 불리하다. 일본은 그런 약점을 파고들었다. 더 적극적인 외교와 함께 국제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창해’ 등 다른 대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하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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