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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18 18:58 수정 : 2011.08.18 18:58

오세훈 서울시장이 밀어붙이고 있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놓고 한나라당 안에서 심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어제 열린 최고위원 회의는 그동안 잠복했던 당내 불협화음이 정면으로 충돌한 자리였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주민투표로 당이 수렁에 빠졌다”며 “지금이라도 중앙당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근 나경원 최고위원이 주민투표에 미온적인 당내 세력을 비판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주민투표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부 갈등은 단순한 계파 대립으로만 보기 어려운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까지 하며 당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당내 기류가 냉담한 것은 주민투표 자체에 원천적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무상급식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한 바도 없고 의원총회를 열어 토의한 적도 없다. “소득 하위 50% 학생에게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오 시장의 주장이 한나라당 당론이 맞느냐”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민주당이냐”는 유승민 최고위원의 지적은 그런 점에서 매우 적절하다.

심지어 주민투표 지원 활동에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마저도 사석에서는 주민투표에 반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주민투표에 반대하지만 투표에서 지면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것 같아 돕고 있을 뿐”이라는 하소연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일사불란함이 부럽다”고 말했지만, 주민투표 자체가 결함투성이니 일사불란함은 아예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홍준표 대표가 “투표율이 저조해 투표 개함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온다면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책임 떠넘기기일 뿐이다. 홍 대표는 오히려 주민투표에 대한 섣부른 중앙당 지원 결정으로 당을 혼란에 빠뜨린 실책부터 반성해야 할 형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오세훈 시장이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점이다. 오 시장은 엊그제도 손팻말에 어깨띠까지 두르고 거리로 나가 주민투표 참가 캠페인을 벌였으나 돌아온 것은 시민들의 싸늘한 반응이었다. 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주민투표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 자신과 한나라당에 올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길임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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