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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15 19:06 수정 : 2011.09.15 19:06

어제 민주당의 주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각 정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절차가 시작됐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경선을 벌일 예정이며 민주노동당도 비슷한 일정으로 자체 후보를 압축하기로 했다. 이어 새달 4일 범야권 단일후보를 뽑는 통합경선이 벌어진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박원순 변호사는 여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후보 논의가 진행된 과정을 돌아보면 무엇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처지가 옹색해진 점이 눈에 띈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 직후 10명 가까운 인사들이 앞다퉈 출마 의사를 비치더니 ‘안철수 돌풍’이 불어닥치자 대부분 고개를 움츠리고 말았다. 한명숙 전 총리의 불출마로 경쟁 마당조차 서지 않게 되자 주변에서 박영선 의원을 설득해 천정배·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과 겨루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흥행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런 상황은 민주당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야권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노력은 미흡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가 ‘팔을 자르겠다’고까지 말했으나 실질적인 기득권 포기 방안을 제시한 바 없고, 통합 방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지도 않았다. 민주당의 체질 혁신 작업도 손에 잡히는 성과물이 별로 없다. 물론 복지정책을 가다듬는 등 노력한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노쇠한 집단,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인상이 여전하다. 안 교수나 박 변호사 같은 인물이 민주당 밖에서 거듭 떠오르는 이유, 특히 박 변호사 같은 이가 선뜻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1야당이 존재감을 잃고 표류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곧 정당정치의 위기이자 책임있는 대의정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정당 밖에 새로운 인물이 뜬다고 해서 그때마다 그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만들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이번 기회에 민주당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쇄신과 변화를 이뤄, 야권의 진정한 대변자로 거듭나야 한다.

박 변호사 쪽도 살펴야 할 대목이 있다. 그가 통합경선을 통과한다면, 그것은 야권 단일후보로서 범야권의 가치와 정책을 실현할 책임을 짊어지게 됨을 뜻한다. 시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대변하되, 정치 불신 풍조에 편승하지 않으면서 정당정치와 결합하기 위한 지혜를 짜낼 책임은 박 변호사한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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