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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5 19:02 수정 : 2011.10.05 19:02

김영삼 정부는 문민개혁 차원에서 하나회를 척결했다. 하나회는 전두환·노태우 등 일부 육사 11기생을 중심으로 시작해 비밀리에 운영되어온 군내 사조직이었다. 하나회는 12·12 쿠데타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평소에는 요직을 독점함으로써 군내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젯거리였다.

그 뒤 군 조직은 대체로 안정됐다. 정권이 바뀐다고 특정 인맥이 밀려나고 새로운 인맥이 요직을 싹쓸이하는 등의 잡음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다. 가령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바뀔 때 군 상층부는 당연히 교체되었지만 중견 장교 수준까지 성향을 추적해 무슨 조처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의 교체 때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오늘치 <한겨레> 보도를 보면, 현 정부 들어 군 인사의 난맥상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임 정부에서 청와대나 장관실, 합동참모본부 등에 근무한 사람들한테 ‘좌파 장교’ 낙인을 찍어 승진에서 누락시키고 퇴출시켰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군인들에게 무슨 좌우파가 있고 진보·보수 성향의 차이가 있겠는가. 해당 장교들이 지휘기능 부서에 근무했다면 일단 기획 능력과 적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는 게 상식이다. 이들에 대한 인사 조처는 합당한 근거도 없이 군 내부를 정치적으로 편 가르기 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는 출범 초기 문화계, 공영방송사, 공공기관 등에서 전임 정부 출신자를 일제히 솎아냈다. 이번 보도는 ‘좌파 적출’ 바람이 군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군의 특성상 무리한 인사 조처의 해악은 훨씬 크다. 당장 군의 단결을 해치고 전력에도 심각한 공백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 합참 등 지휘부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허둥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첫 대통령실장인 류우익씨와 동향인 경북 상주 출신 군인들을 중심으로, 또는 상주 출신으로 김천고등학교를 나온 이들을 중심으로 신흥 군맥이 형성되었고 이들을 상주파 또는 상주-김천파라고 일컫고 있다고 한다. 특정 파벌을 중심으로 요직을 독점할 경우 군내 위화감이 깊어질 것은 뻔한 이치다. 여러 정부를 거쳐 가까스로 해결되는 듯하던 군내 파벌과 인사 난맥상 문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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