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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5 19:03 수정 : 2011.10.05 19:03

서울시장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뒤 민주당을 향해 온갖 조롱과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는 제1야당’이니 ‘민주당의 굴욕’이니 하는 비아냥이다. 비판의 선두에는 보수언론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지적은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결코 합당하지 않다. 논리 자체가 야권 통합후보 선출의 의미와 취지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야권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가장 경쟁력 있는 범야권 후보를 뽑아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따라서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는 제1야당’은 결코 수치가 아니다. 오히려 ‘야권 통합후보를 당선시킨 민주당’ ‘야권의 맏형다운 모습을 보인 민주당’이 더 큰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앞으로 야권 연대와 통합의 길목에서 민주당을 위한 든든한 자산이 될 게 분명하다.

물론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는 절실히 필요하다. 기존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국민과 더욱 소통하고, 정책과 비전, 인물을 모두 혁신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 예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 오히려 민주당의 변화는 기존 프레임으로부터의 탈피와 발상의 대전환에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더 포용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바뀌는 것이 진정한 환골탈태의 출발점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는 민주당’이라는 주술적 언어에 홀려 갈팡질팡하는 것이야말로 변화에 역행하는 일이다.

민주당에 대한 조롱과 질책 속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통합후보의 승리를 막으려는 교묘한 정치적 노림수가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을 자극해 야권 통합후보한테서 등을 돌리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안에서조차 이런 비난에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야권 통합경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던 손학규 대표가 어제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 잘못된 결정을 뒤늦게라도 바로잡았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 손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에 부여된 절체절명의 과제는 당의 전 역량을 동원해 야권 통합후보를 당선시키는 일이다. 섣부른 주장과 행동으로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선거를 망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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