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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7 19:17 수정 : 2011.10.07 21:42

오세훈·나경원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박원순 변호사 등이 어제까지 모두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왜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소모해 가며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하게 됐느냐이다. 그것은 오세훈 시장이 초·중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뒤 뜻대로 되지 않자 자진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 후보들은 이 사안에 대한 태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런데 나경원 후보 쪽 움직임을 보면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새기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이를 복지포퓰리즘에 맞선 ‘성스러운 싸움’으로 비유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주장했다. 최근에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조만간 한나라당이 복지 당론을 채택하면 그것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말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나 후보가 순전히 박근혜 의원의 지원을 얻고자 편의적으로 태도를 바꾼다는 인상이 짙다는 점이다.

나 후보의 선거대책본부는 초계파적인 겉모습과 달리 오 시장 때 서울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이른바 ‘오세훈 사단’이 중요 실무진에 포진했다. 나 후보가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면,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제대로 성찰하긴 어려울 것이다. 나 후보가 ‘여자 오세훈’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또다른 이유다.

박근혜 의원은 나 후보 선거를 지원하기로 했다. 친박 진영의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원 방법을 두고 “마이크 잡고 공동유세하는 식보다는 복지시설 등을 나 후보와 함께 방문하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시장의 행태에 대한 관점 문제가 충분히 토의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지원을 외면할 수도 없는 사정 때문에 엉거주춤한 행보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선거를 두고 대선 전초전 따위의 의미 부여가 난무한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상급식 정책 등 전임 시장의 잘못된 시정을 바로잡고, 일탈과 독선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나 후보의 무상급식에 대한 관점, 참모진 구성, 당 차원의 선거지원 방식 등에 궁금증이 쏠리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지금 나 후보는 자신이 ‘여자 오세훈’인지 아닌지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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