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1.01 19:14 수정 : 2011.11.01 19:14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그제 총회에서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을 승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분담금 동결과 탈퇴 등을 공언하며 가입을 저지하려 애썼으나 완패했다. 이로써 지난 9월 대등한 독립국으로서 이스라엘과 협상하겠다며 유엔에 독립국 승인 신청을 해놓은 팔레스타인의 행보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미국은 경고한 대로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차지하는 자국 분담금 지급을 동결하겠지만, 이는 미국의 처지만 더 옹색하게 만들 것이다.

팔레스타인 가입 여부를 묻는 이번 유네스코 193개 회원국 투표에서 107개국이 찬성하고 한국, 일본, 영국 등 52개국이 기권했다. 반대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 캐나다 등 14개국뿐이다. 지난달 초 58개국으로 구성된 유네스코 집행위원회가 팔레스타인 가입 문제의 총회 회부 찬반을 물었을 때도 반대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 라트비아, 루마니아 4개국뿐이었다. 미국이 거부권만 행사하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은 압도적 다수의 지지로 독립을 인정받고 유엔 정회원국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더라도 먼저 국경과 이스라엘과의 관계, 지위 등을 확정하는 평화협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점령지 내 정착촌 건설 문제에서 양보할 의사가 없는 이스라엘과의 불평등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이를 잘 안다. 오바마 정부도 1967년 전쟁 이전 상태에서, 즉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전제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었고 지금까지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승인 신청과 유네스코 가입은 시간만 질질 끌면서 결국 이스라엘의 욕심을 채워주는 꼴이 되고 있는 미국 주도하의 이런 협상방식에 대한 거부다. 미국은 유네스코 가입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문제는 더 나빠질 게 없을 정도로 꼬여 있다.

유네스코 표결 결과는 세계 대다수 국가가 미국이 주도해온 기존 협상방식보다는 팔레스타인이 시도하는 새 해법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젠 미국과 이스라엘이 결단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눈치만 보지 말고 주권국가답게 당당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