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1.03 19:07 수정 : 2011.11.03 19:07

서울시가 시립대학의 등록금을 내년부터 반값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대학에 182억원을 더 지원할 예정이다. 이제 서울시립대 등록금은 연간 238만원 수준으로, 주요 사립대의 3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로써 공방에 그쳤던 ‘반값 등록금’ 논란은 실천적인 차원으로 발전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단체장의 교체만으로 이런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서울시에 앞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6월 당선 직후, 2014년까지 강원도립대를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변화의 초석이었다. 이제 재학생 1000명의 2년제 대학에서, 재학생 1만2670명의 4년제 대학으로 변화가 확산된 것이다.

반값 등록금은 2006년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때 한 공약이다. 한나라당은 그해 지방선거, 이듬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 없던 일로 해버렸다. 보수언론 등 시장근본주의자들의 시비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의 진정성 문제가 더 컸다. 올해 대학생 시위에 떠밀려 한다는 것이 장학금 확대 수준이었다. 공약은 같았지만,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그렇게 달랐던 것이다.

서울시립대의 시도는, 우선 그동안 등록금 인상을 주도했던 이른바 수도권 명문 사립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등록금을 마구 올려도 상위권 학생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이들 대학에 몰렸다. 국공립대마저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한 탓에 졸지에 1000만원 등록금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 와중에도 서울시립대는 나름대로 악순환을 막는 구실을 했다. 사립대의 절반 수준이었던 덕분에 가난하지만 열정과 자질이 좋은 학생들이 이 대학으로 몰렸다. 이제 반값 등록금은 이 대학을 최고의 대학으로 도약하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다른 공립대학도 그 뒤를 잇고, 정부의 국공립대 정책이 변한다면 반값 등록금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재원을 둘러싼 상투적 포퓰리즘 시비가 제기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 따위의 전시성 사업만 없애도 재원은 넘친다. 광역단체가 최고의 대학을 키운다는 데 말릴 시민도 없다. 매년 3000여명의 훌륭한 인재를 배출할 수만 있다면 182억원의 지원은 최고의 투자다. 무엇보다 오로지 시민의 선택에 의해 이런 변화가 가능했다는 사실이 뜻깊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