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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0 20:15 수정 : 2011.11.10 20:15

서울대가 2013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전체 정원의 79.4%를 수시모집으로 뽑기로 했다. 2012학년도보다 18.6%포인트 늘었다. 열 가운데 여덟 명을 지망생의 학교생활을 토대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는 20.6%로 줄었다. 제대로 실천한다면 수능 성적 위주의 선발로 망가진 학교교육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대의 입학전형은 상징성과 선도성이 크다. 학생 선발 경쟁을 벌이는 다른 대학들의 전형기준 마련에 중요한 좌표가 된다. 특히 어제 치른 수능시험처럼 ‘쉬운 수능’ ‘문제은행식 출제’ 경향이 자리잡는다면, 수능 중심 선발 패턴의 변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각 대학은 학교생활 등 다양한 전형 요소를 검토해야 한다. 공교육 내실화의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취지를 환영하면서도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지금까지 각 대학은 수시 확대를 이른바 명문고 출신을 선점하는 창구로 이용했다. 수시라면 당연히 중시해야 할 지원자의 학교생활, 잠재력, 사회경제적 배경은 제쳐놓고 출신 학교와 스펙을 중시했던 것이다. 서울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기자 전형에서 2010, 2011년 선발된 학생의 절반 이상이 특목고 출신이었다. 특목고 출신의 증가세도 2011년만 조금 꺾였을 뿐 줄곧 가파르게 올랐다. 게다가 서울대는 이번에 확대되는 수시모집 정원의 대부분을 특기자 전형에 할애했다. 지역균형선발엔 1% 정도만 배정했다. 꼼수의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물론 학교 당국은 오해라고 일축한다. 시험을 잘 치르는 학생이 아니라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학생을 선발하는 게 이번 수시 확대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 다짐을 믿고 싶다. 그렇다면 서울대가 지켜야 할 게 있다. 그야말로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형적인 면접이나 논술시험 등으로 사실상 본고사를 치러선 안 된다. 그동안 주요 대학들이 해왔던 수법이다. 특목고에서도 이런 편법을 써 중학교 공교육을 흔들고 있다.

교육이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된 지 오래다. 대학의 성적순 선발이 바뀌지 않고는 개혁은 불가능하다. 서울대가 학교생활 중심 선발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 쇄신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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