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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3 19:12 수정 : 2011.11.13 19:12

한진중공업 사태가 나름대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김진숙씨가 죽음을 무릅쓰고 고공농성을 벌였고, 많은 시민이 희망버스를 통해 연대와 지지를 보낸 힘이 컸다. 한진중 사태는 노사 당사자가 풀지 못한 문제를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접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갈등 해결의 선례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양심이 남아 있음을 확인시켜준 희망의 증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한진중 사태에서 틔운 희망의 씨앗을 좀더 널리 퍼뜨려나가야 한다.

관심을 가져야 할 대표적인 사업장은 쌍용자동차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진이 총인원의 36%인 2646명을 정리해고하려 하는 바람에 77일 동안 격렬한 파업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그해 8월8일 정리해고 대상자 가운데 461명을 무급휴직자로 하고, 1년 뒤 복직시킨다는 노사 대타협을 이뤘다. 그러나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직 약속은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퇴직을 선택한 해직자들은 쌍용차 출신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재취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임시직, 일용직으로 떠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무려 열아홉번째 희생자가 생기기에 이르렀다. 퇴직 노동자 차아무개씨가 돈벌이 나간 사이 그의 아내 오아무개씨가 강원도 원주 자신의 집에서 숨졌다고 한다. 12살 딸이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5살 먹은 동생을 안고 엄마의 주검 곁에서 이틀 밤을 지새웠다는, 참혹한 이야기마저 들려온다. 정리해고를 사회적 타살이라고 부르는 것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웅변하는 실례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삶은, 직장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제힘으로 다시 일어서기도 어렵다는 우리 사회의 취약한 현실을 응축하고 있다.

쌍용차 문제의 열쇠는 일차적으로 경영진이 쥐고 있다. 회사는 무급휴직자 복직 일정 등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올 들어 법정관리에서도 벗어났으니 마냥 경영사정만 핑계 댈 일이 아니다. 아울러 정부도 마힌드라그룹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기존 노사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도록 촉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합의가 이행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현실과 관련해 여론을 환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희망버스의 핸들을 쌍용자동차로 돌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절절한 요청에 응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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