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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7 19:12 수정 : 2011.11.17 19:12

검찰이 어제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음주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소환해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된 뒤 ‘본말 전도 수사’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 회장에 대한 영장이 먼저 청구됐다. 검찰은 이 회장을 먼저 구속해 놓아야 입을 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간의 수사 경과에 비춰보면 검찰의 이런 해명을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너무 많다.

검찰은 애초 이 사건 수사 자체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다 청와대의 말 한마디에 서둘러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다 비리 혐의자보다 폭로자 수사에 더 무게를 둔 듯한 내용의 구속영장을 꾸민 게 불과 한달 전이다. 검찰은 그 뒤 신 전 차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달 사이에 과연 수사 태도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은 검찰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놓을지 그 결과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신 전 차관에 대해선 에스엘에스조선이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조선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해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안국포럼과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일할 때 그랜저 차량을 제공받은 행위의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검사장급 간부들과 회동에서의 에스엘에스 사건 수사 무마 여부도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현 정권 최고 실세를 둘러싼 의혹을 얼마나 밝혀내느냐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어제 한 언론사가 공개한 이 회장의 ‘비망록’에는 수사 무마를 위해 정권 실세에게 60억원을 줬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검찰 수사에서도 에스엘에스그룹의 200억원대 자산이 대영로직스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이 60억원 전달자로 비망록에 등장하는 이 회사 문아무개 대표를 체포해 최고 실세와의 관련 여부를 수사중이라니 지켜볼 일이다.

이 비망록에는 한 종교계 인사가 이 회장에게 폭로 중단을 회유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검찰도 이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과연 검찰이 최고 실세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이번 사건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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