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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6 19:13 수정 : 2011.12.06 19:13

오늘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천막과 텐트들이 일제히 펼쳐진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 투쟁의 하나로 벌이는 ‘희망텐트’다.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낼 희망텐트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해결로 이끈 ‘희망버스’, 즉 사회적 연대의 다른 이름이다.

2009년 쌍용차에서 내몰린 2646명의 노동자는 인간다운 삶이 철저하게 파괴된 채 생존 자체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그해 8월 ‘노사 대타협’을 통해 1년 뒤 복직하기로 했던 461명의 무급휴직자는 약속 기한이 훌쩍 넘은 2년5개월째 거리를 헤매고 있다. 정리해고된 80%의 노동자가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해고자와 가족 등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리해고는 힘없는 노동자에게 ‘사회적 살인’이나 다름없다. 어제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 보고서를 보면,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실직 1년차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실업수당은 평상시 급여의 30.4%에 그쳤다. 오이시디 중간값인 58.6%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직급여가 1년도 채 지급되지 않는 탓에 실직 2년차부터는 소득보전율이 0.6%로 뚝 떨어진다.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길이 사라지는 것이다. 쌍용차의 많은 해고자들 역시 이런 취약한 노동 현실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무엇보다 무급휴직자 461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들은 회사의 약속을 믿고 급여도 없이 일터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회사 쪽은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계속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는 올해 들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고 수출 실적이 최근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호전되는 상태다. 회사 쪽은 기존 노사합의를 이행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옳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한진중 사태에 보여준 연대와 관심을 이제는 쌍용차로 돌려 회사 쪽의 전향적인 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이 희망을 품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도록 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책무이자 도리다. 경찰은 장기농성을 우려해 텐트 설치를 막을 모양인데, 과민대응이 오히려 충돌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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