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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9 08:33 수정 : 2011.12.09 08:33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의 정치권 로비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엊그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아무개씨를 체포해 조사중이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도 곧 소환해 조사할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씨에 대해서는 제일저축은행 구명 로비와 관련해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져 출국을 금지했다고 한다.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안다더니, 검찰이 그렇게 피해 다니던 권력 핵심에 칼날을 겨누는 것을 보니 임기 말이 다가오긴 온 모양이다.

에스엘에스 사건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이국철 회장이 비망록에서 주장한 내용과 비슷한 얼개로 전개되고 있다. 권재진 법무장관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워크아웃 들어간 회사에 접대를 요구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등 이 회장의 주장을 깎아내렸으나, 수사 결과 박영준 전 차장이 접대받은 것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문제의 술자리를 주선한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그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며 은폐를 시도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또 정권 최고 실세의 측근들이 회사를 찾아주겠다고 접근해 거액을 받아갔다는 주장도 사실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의 현직 보좌관인 박씨는 500만원짜리 시계를 받았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회장을 박씨에게 소개해준 문아무개 대영로직스 대표에 대한 계좌추적과 진술을 통해 시계 이외의 금품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현 정권 실세 내지 측근이라는 인사들의 도덕성이 어느 수준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대통령 사촌 처남 김씨는 올해 초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한테서 구명 청탁과 함께 거액의 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측근에다 친인척까지 그야말로 대통령 주변이 온통 비리로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에스엘에스 수사는 이제 겨우 사건의 핵심에 접근한 셈이다. 나름 애는 쓰고 있으나 애초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수사에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던 검찰이어서 어느 정도까지 파헤칠 수 있을지는 섣불리 예단할 일이 아니다. 특히 대검 간부 연루설 수사는 별로 진전이 없다. 검찰은 수사권을 조금도 내줄 수 없다고 버티기만 할 게 아니라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음을 이번 수사에서 제대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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