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2.09 19:05 수정 : 2011.12.09 19:05

민주당이 국회 등원을 놓고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제 오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나 12일부터 한달간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민주당 내부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쳤다. 민주당은 12일 오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무기명 투표 등의 방식을 통해 국회 등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 등원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의 고민과 갈등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제도권 정당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효화를 요구하는 국회 밖 투쟁을 무한정 계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새해 예산안 심의를 비롯해 챙겨야 할 민생문제도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김 원내대표의 국회 등원 합의 내용은 거의 백기투항에 가깝다. 여권이 에프티에이 날치기 통과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슬그머니 국회로 복귀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이해하기 어렵다.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 등 핵심 현안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다.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왜 서둘러 ‘빈손 등원’을 하려는지 까닭을 알 수 없다.

민주당의 이런 애매모호한 행보의 중심에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11일 전당대회 이전에는 국회 등원 논의를 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는데도 무시했다. 김 원내대표의 독단적 결정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6월에는 한국방송 수신료 인상안을 제멋대로 합의해주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통과 절충안에 덜컥 동의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불러온 그의 거취 문제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 위로 떠오른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국회 등원을 둘러싼 혼선은 한 예에 불과할 뿐 요즘 민주당이 보이는 모습은 여러모로 실망스럽다. 당내 온건파와 강경파는 각종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열음을 내고 있다. 야권 통합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엊그제 열린 당 지역위원장 회의는 거친 욕설과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한나라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비틀거리는 상황에서 민주당 역시 삐걱대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 딱하다.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전체가 통절하게 각성하고 중심을 잡길 바란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