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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12 19:09 수정 : 2011.12.12 19:09

그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일부 대의원·당원들이 폭력을 휘둘러 대회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술 취한 대의원들은 연단을 점거하고 멱살잡이를 했으며, 행사장에 액젓과 액체비료까지 뿌렸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했던 전당대회 주먹질이 버젓이 되살아났다. 이 참담한 장면은 역설적으로 왜 민주당이 범야권 통합을 통해 혁신적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생생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물론 이런 사태가 빚어진 데는 민주당 지도부의 미숙한 대회운영 탓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잘못은 시대의 흐름을 망각하고 좁디좁은 사익에 매몰돼 통합 과정을 훼손하려는 세력에게 있다. 난장판을 만든 민주당 당원들은 ‘민주당 사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으로선 정권 교체가 어려운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수를 외치는 것은 통합야당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걱정하는 까닭이다. 그릇된 생각이다. 정당은 당원들의 입지보다는 국민 여망을 대변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정치적 결사체다. 그것이 여느 이익단체와 다른 점이다. 엊그제 행동은 정당인의 자세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이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의 태도는 특히 유감스럽다. 박 의원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그를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의 대의원들이 박 의원 핵심 측근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박 의원이 신당 지도부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야권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그가 무엇을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단결을 외친다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정 총선 승리와 통합의 성공을 바란다면 당장 전당대회 결과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거 군사정권의 폭력에 맞서기 위해 청년당원들이 결기를 발휘해도 주변에서 대충 이해해주던 시절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당대회 주먹질이 지금도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중대한 착각이다. 시민들의 염증만 부채질할 따름이다. 민주당 일부 세력이 전당대회 효력을 부인하면서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겠다고 하는 것도 정치적 정당성이 없다. 야권의 통합 절차는 흔들림 없이 계속돼야 한다. 통합 과정에서 다시 한번 이런 추태가 재연돼서는 야권에 미래가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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