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8 20:08
수정 : 2005.08.25 20:31
사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백두산과 개성관광 사업권에 대한 구두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금강산에 한정됐던 북한 관광이 한층 다양해지고 남북 화해·협력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백두산은 우리 겨레가 두루 성스러운 산으로 여기는 곳이었으나, 그동안 멀리 중국을 통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고려 500년 도읍지로 유적이 많은 개성도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과 개성관광이 성공리에 진행된다면 북한의 수도이자 고구려의 숨결이 서려 있는 평양 관광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날도 머지 않다고 본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처지에서 관광 사업은 외화 획득의 지름길이다. 그동안 금강산 경험을 통해 남쪽과의 교류에 따르는 불안감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신뢰감도 쌓여 이번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 관광 확대는 같은 동포로서의 동질감을 높이고 상호 적대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금강산을 다녀온 남쪽 관광객 대부분이 북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현대 쪽은 관광 비용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모처럼 큰 틀에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맞추도록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기 바란다. 금강산 관광 초기와 같이 의욕을 앞세우다가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기업으로서도 고통을 당하고 ‘퍼주기’ 논란에 휩싸인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할 6자 회담을 열기로 하는 등 화해 흐름이 이어지는 사이에 터진 백두산과 개성 관광 소식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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