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2.14 19:20 수정 : 2011.12.15 08:45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쇄신파인 정태근·김성식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고 나섬으로써 한나라당이 더욱 심한 격랑에 빠져들었다. 이들의 탈당 선언은 신당 수준으로 재창당하자는 요구가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대에 부닥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박근혜 의원 중심의 비상대책위 체제는 출범도 하기 전부터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쇄신파가 요구해온 ‘재창당을 전제로 한 비대위 구성’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한나라당 안에서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난파 지경에 이른 한나라당에서 지금 뛰어내리는 것이 정치적 도의에 합당한지를 놓고도 비판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이번 탈당 사태의 핵심에는 바로 박근혜 의원의 불통의 정치가 자리 잡고 있다.

현시점에서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유일한 사람이 박 의원뿐이라는 것은 한나라당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급속도로 ‘박근혜당’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은 한나라당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계속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의원총회에는 한 차례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측근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 정치, 베일 뒤에서 하명하는 수렴청정식 정치만 하고 있을 뿐이다.

박 의원은 최근 당내 쇄신파들의 끈질긴 면담 요구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박 의원을 만날 수도 없고 전화도 안 됐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쇄신파들이 탈당까지 결심한 밑바탕에는 박 의원의 이런 불통 정치에 대한 절망감과 무력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신주류로 등극한 친박계는 “갈 테면 가라”는 오만한 태도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박 의원은 어제 오후 쇄신파 의원들을 급히 만나 갈등 진화에 나섰다. 박 의원과 남경필 의원 등 쇄신파 7명은 회동이 끝난 뒤 “재창당을 뛰어넘는 당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탈당의 불길도 더는 크게 번지지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박 의원이 갖고 있는 리더십의 본질이 크게 바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박 의원이 국민의 공감을 말하기에 앞서 한나라당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일부터 힘을 기울이지 않는 한 또 언제 화약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쇄신이 필요한 것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박 의원의 리더십도 해당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