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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05 19:06 수정 : 2012.02.06 18:17

미국 주도로 한·미·일 3국의 군사적 밀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일본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계속돼온 미-일 연합군사훈련이 오늘 끝난다. 1982년 시작해 올해로 61회째인 이번 훈련에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 8군 병사 150명이 참가했다. 주한미군 병력이 미-일 연합군사훈련에 직접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훈련 기간인 1월30~31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차관보 회담에서는 앞으로 3국 국방장관 회담을 매년 한차례씩 열기로 했다.

주한미군의 첫 미-일 연합군사훈련 참가와 3국 국방장관 회담의 정례화는 국방비 삭감과 아시아 중시를 표방한 최근의 미국 군사전략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직도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 및 한국군 운용까지 염두에 둔 개념이다. 이미 2010년부터 한-미, 미-일 연합군사훈련에 한국군과 자위대 관계자들이 상호시찰을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에는 한-일 간에 상호군수지원협정과 군사비밀보호협정 체결을 시도했고, 양국 국방장관 및 차관급의 정례적 협의까지 결정됐다. 미국이 염두에 둔 다음 수순이 3국 군사동맹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미군의 아시아 중시가 만약 일본 군사력 강화와 동아시아 미군 전략에서의 일본의 역할 강화로 이어진다면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와 합동으로 북한 및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자위대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비극적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국방비를 대폭 줄여야 하는 미군은 일본 자위대의 역할 강화를 재촉하고 있고, 유사사태 대비 법제화로 미군에게 민·군 시설을 제공하고 후방지원까지 하게 돼 있는 일본은 이를 군사 및 군수산업 증강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는 미-일 또는 한-미 방식이 아닌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까지는 본격적으로 실시한 적이 없으나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이런 금기마저 깰 조짐이 보인다. 이를 대북 억제력 및 안보체제 강화라며 반긴다면 참으로 위험천만하다. 그것은 북-중-러 삼각 군사동맹과의 대치라는 새로운 냉전체제를 고착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남북은 또다시 소모적이고 자기파멸적인 진영대결의 최일선 기지로 전락할 것이다. 한-미-일 3국 군사밀착을 향한 미국의 잰 발걸음에 우리 정부가 대책없이 말려들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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