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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16 19:23 수정 : 2012.02.16 19:23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한달 전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는 승리의 구도를 만들겠다”며 “진보정당과의 통합 및 선거연대를 위한 협의기구를 곧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그제 열린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에 야권통합 문제를 넣지 않았다. 질문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두고 그랬다고 하지만, 민주당이 야권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장면이다.

물론 각 당 후보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지역구 배분과 같은 미묘한 문제를 일일이 물 위에 올려놓고 협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이번주에 통합진보당에서 제안이 있었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고 답한 것을 보면, 물밑에서 뭔가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인 듯하다. 실제 중앙당 차원에서와는 달리, 지역 차원에서는 부산, 경남, 인천 등에서 상당한 정도의 의견접근이 이뤄진 상태라는 얘기도 들린다.

문제는 시간은 점점 초읽기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협상 진척에 대해 한쪽 당사자인 통합진보당 쪽의 불만은 높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20일부터 공천작업에 들어가면 야권연대의 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통합진보당 쪽이 이번주 안에 협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야권연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일리가 있다.

민주당이 연대에 소극적인 데엔 지지율 상승 국면의 자당이 침체국면의 통합진보당보다 시간이 갈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부에선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는 치기 어린 낙관론마저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몇 차례의 선거에서 보았듯이, 야권이 분열하면 망했고 단합하면 흥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악정을 심판한다는 큰 틀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연대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무슨 낯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어제 민주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율에 근거해 단일후보 추천 지역구를 조정하자는 통합진보당의 제안을 통 큰 자세로 수용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민주·평화·진보 진영의 맏형답게 작은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대의를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담대한 자세로 야권연대에 임하기 바란다.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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