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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13 19:14 수정 : 2012.03.13 19:14

고리 원전 1호기에서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지난달 일어났다고 한다. 당시 고리 1호기의 원자로는 정비를 위해 정지된 상태였으나 사용후 연료 저장조와 원자로에 냉각수가 채워져 잔열 제거를 위한 설비는 작동중이었다. 원자로 온도는 수천도에 이르기 때문에 잔열 제거 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흐르면 노심이 녹는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하니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고리 원전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사고 발생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채 임의로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고리 1호기는 지난달 4일부터 한달간 핵연료를 교체하고 주요 설비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그런데도 발전소 쪽은 정비가 끝난 지난 4일 재가동에 들어갔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뒤늦게 보고를 받고 안전점검을 위해 다시 원전 운전을 정지시킨 것이다. 원전 운전을 정지시켜야 할 정도의 중대 사고를 더구나 안전점검 기간에 그런 식으로 허술하게 처리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한수원 쪽은 12분 만에 사고가 복구돼 15분 안에 조처가 이뤄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은폐 의도가 없었는지 철저히 가려야 할 일이다.

원자력안전위에 따르면 고리 1호기는 보호계전기 시험을 진행하던 중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됐다. 보호계전기는 발전기 등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전기를 보호하기 위해 차단기를 동작시키는 장치다. 특히 그런 경우를 대비해 마련돼 있는 비상디젤발전기마저 가동되지 않았다고 하니 냉각펌프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큰 사고가 난 후쿠시마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해 2007년 30년의 수명이 다했지만 2017년 6월까지 가동 기간이 연장된 상태다. 연간 평균 사고 발생 횟수가 3.7건에 이를 정도로 고장이 잦고 용기가 오랜 기간 중성자에 노출돼 원자로의 건전성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자동정지 설비를 하고 해안방벽을 보강하는 등 안전성을 높였다고 하나 머리맡에 원전을 둔 부산·울산 시민들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반경 30㎞ 안에 무려 322만명이 살고 있다. 수명이 다한 원전은 하루빨리 폐쇄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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