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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22 19:15 수정 : 2012.03.22 19:15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야권연대가 좌초 직전까지 몰렸다.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의 후보인 이정희 대표 쪽이 벌인 ‘여론조사 조작 시도’ 파문이 수습이 아니라 확산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 대표가 사퇴할 것을 사실상 요구했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일부 실수는 인정하지만 출마해 심판받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또 경선에서 진 김희철 후보는 이 후보의 재경선 제의를 일축하고 무소속 출마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다.

오늘 오후 6시가 후보등록 마감시간임을 고려하면 야권연대의 성패가 마치 바둑의 초읽기에 몰린 형국이다. 물론 후보등록 뒤에도 추후 협상을 통해 한쪽이 사퇴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시간이 갈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워질 게 뻔하다. 민주당이 이 와중에 경기 안산 단원갑 경선에서 3표 차로 진 백혜련씨를 추후 단일화를 염두에 둔다는 전제로 공천하자, 통합진보당 쪽이 전면적인 야권연대 파기라고 반발하는 것이 좋은 예다.

두 당이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것은 민생 파탄, 민주주의 후퇴, 안보 불안을 초래한 이명박 정권을 효과적으로 심판하고, 복지·민주·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자는 대의 때문일 것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후보자들로서야 자신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겠지만, 야권연대의 큰 집을 짓는 한 과정에 불과하다. 이 시점에 두 당 지도부는 냉정함을 되찾고 무엇이 줄기이고 가지인지, 무엇이 머리이고 꼬리인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마침 그동안 야권연대를 중재해온 범야권 시민사회 원로 모임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가 어제 중재안을 내놨다. 요지는 통합진보당 쪽이 관악을에서 범한 절차적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방향에서 양당 대표가 만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양당은 원탁회의의 원로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헤아리기 바란다.

이 난국을 풀 가장 중요한 열쇠는 통합진보당의 이 대표가 쥐고 있다. 사건의 무게에 비해 너무 큰 책임을 요구받는 게 억울하기도 하고, 당과 주변의 의견도 고려해야 하니 심사가 복잡할 것이다. 하지만 도덕성을 무기로 삼는 진보정당의 대표 주변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결자해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민주당도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한 공천 같은 얕은수를 철회하고 더는 파문이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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