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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26 19:10 수정 : 2012.03.26 19:10

새누리당이 야권연대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을 겨냥해 대대적인 색깔공세에 나섰다. 그제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이 성명을 내어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놓고 묵념하는 세력’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4·11 총선을 계기로 이런 세력에게 국회가 넘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유권자를 겁박했다. 다음날엔 조윤선 대변인이 라디오에 출연해 똑같은 레퍼토리를 되풀이했다. 앞으로 스피커만 바꿔 가면서 철 지난 노래를 계속 틀어대겠다고 작심한 것 같다.

새누리당이 색깔론을 본격 들고나온 것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서울 관악을 경선 후보 사퇴와 야권연대의 복원 이후다. 물론 그전부터도 선거 때만 되면 보수정당과 ‘이인삼각’이 되어 색깔론 합창을 불러왔던 보수언론이 선창을 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퇴 전후로 공세의 방향과 강도가 바뀌었다. 사퇴 전에는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의 존재와 행태를 거론하며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더니, 그가 사퇴한 뒤에는 야권연대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했다. ‘야권연대는 안 된다’는 목표 아래 1차 저지선이 무너지자 2차 총력 저지에 나선 듯한 느낌이다.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할 순 있다.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법이다. 공직선거법이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와 후보자비방죄(251조)를 두어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그런 한계 안에서 공방이 이뤄지도록 하자는 뜻일 게다.

새누리당이 성명과 함께 색깔공세의 근거로 내놓은 자료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가장 길게 인용한, 민노당 출신 한 평론가의 신문 인터뷰는 4년여 전인 2008년 2월5일에 한 것이다. 일심회, 민노당 용산지구당 사건 등도 대략 그 이전의 일이다. 그 이후 적어도 4년 이상이 흘렀고 당 안팎의 변화도 많았는데 최신 자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또 통합진보당의 경기동부연합 후보라고 5명의 이름을 제시했으나, 스스로 그 근거가 ‘언론 보도 등을 참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 자체가 근거가 빈약한 ‘카더라 통신’을 토대로 한 것인데, 이것을 마치 사실인 양 둔갑시켰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간 당명도 바꾸고 당의 정강·정책도 뜯어고쳤다. 공천에서도 친이계를 내쫓고 친박계로 채워넣었다. 상징색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꿨다. 그걸 다 ‘과거와의 단절’이라고 포장했다.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의 이념공세는 그 변화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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