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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연한 자세로 협상하기를 |
제4차 6자 회담이 오늘 개막된다. 베이징에 미리 도착한 각국 대표단은 끼리끼리 개별 접촉을 통해 회담 의제와 회의 진행 방식 등을 다각도로 조율했다.
사실 이번 회담은 어느 때보다 긍정적 요소를 많이 안고 출발한다. 성패를 좌우할 열쇠를 쥐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태도가 전보다 한결 유연해졌다. 과거 세 차례 회담이 ‘회담을 위한 회담’으로 여겨질 만큼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적극적 자세가 엿보인다. 두 나라가 해묵은 불신을 털어내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토대에서 협상한다면 풀지 못할 난제가 없으리라고 본다. 농축 우라늄 문제 등 이견 폭이 큰 과제는 될수록 뒤로 미루고, 의견 접근이 쉬운 것부터 다루는 협상기술이 필요하다. 회의 진행도 종전처럼 각자의 주장을 돌아가며 발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질적 토의가 가능하도록 분야별로 세분화하는 것이 유용할 터이다.
대북 전력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회담 재개에 상당한 구실을 한 우리 정부는 회담이 겉돌지 않고 구체적 성과를 내도록 분위기를 생산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참가국들이 두루 우리의 ‘중대 선언’에 버금가는 정치·경제적 부담을 지도록 촉구하고, 참가국들의 협조적 자세가 회담 진전에 동력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번 회담은 사실상 북한 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풀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도 회담이 지지부진하거나 합의문을 내는 데 실패하면 파국적인 대북 강경론이 다시 고개를 들 우려가 있다. 모쪼록 이번 회담이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함은 물론,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기반을 공고히 다지기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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