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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4.15 19:04 수정 : 2012.04.15 22:37

민주당이 총선 패배 이후 적지 않은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한명숙 대표 사퇴 이후 당내 갈등과 혼선이 더욱 심각한 양상이다. 후속 지도부 구성 문제를 놓고 ‘문성근 대행체제’와 비상대책위 체제를 둘러싼 심각한 대립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선거에서 패한 정당은 언제나 갈등과 내홍을 겪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겪고 있는 혼란은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내홍이 새로운 변신을 위한 창조적 진통이냐, 아니면 퇴행적이고 소모적인 싸움에 머무는가이다.

사실 민주당 후속 지도부 체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대행체제든 비대위든 간에 활동 기한이 두 달 정도밖에 안 되는데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 준비 등이 역할의 전부다. 두 체제 중 어느 쪽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문제는 총선 이후 민주당의 혼란상은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진지한 모색의 과정이라기보다는 당내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 간 샅바싸움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점이다.

지금 민주당의 모습에서는 절박한 위기의식도, 절치부심의 비상한 결기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아직도 상황의 엄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안이한 사고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지도부에서 제대로 된 반성의 말이 나오지 않는 것부터 이해하기 힘들다. 총선이 끝난 뒤 바깥에서는 민주당의 판단 착오, 전략 부재, 공천 실책 등을 놓고 갖가지 쓰디쓴 지적이 분출하지만, 막상 당내 리더들은 거의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다. 반성과 자책이 곧바로 책임론의 화살로 돌아올까 두려워한 탓인지는 몰라도 매우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무기력함과 나태함은 총선에서 이긴 새누리당이 오히려 쇄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도드라진다. 민주당은 모든 문제점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백가쟁명식 토론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각 세력이 힘을 합쳐 난국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단지 물밑으로 아웅다웅 치고받기를 계속할 뿐이다.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의 이런 모습은 선거에서 패한 오합지졸들이 벌이는 밥그릇 싸움 정도로 비치고 있을 뿐임을 민주당 지도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의 새로운 미래는 당내 각 세력이 좀더 솔직해지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반성보다는 자기합리화,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 당의 미래보다는 눈앞의 조그만 정치적 이해득실에 연연하는 한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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