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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4.25 19:13 수정 : 2012.04.25 19:13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방통대군’ 등으로 불리며 현 정권의 실세로 군림해오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어제 검찰에 출석해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실세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역시 출국금지와 함께 가택 압수수색을 당했고 ‘영일대군’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도 조만간 검찰에 불려올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이명박 정권 ‘실세’들의 비리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아무리 처음부터 이해관계로 맺어진 정권이라 해도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질 수 있는 것인지, 권력무상이란 말로도 이런 황당함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파이시티에서 받은 돈을 여론조사 등 대선자금으로 썼다던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돌연 “얼떨결에 한 말”이라며 “개인적인 활동에 썼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가 나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오락가락하는 진술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특히 파이시티 대표 ㅇ씨한테서 서울시 등의 중요 심의를 전후해 수시로 현금뭉치를 받았고,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씨가 파이시티 투자자 모집에 관여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어 최 전 위원장이 이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뒤를 봐줬다는 의혹은 커지고 있다.

박 전 차관 역시 이번에는 검찰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씨앤케이 주가조작, 이국철 에스엘에스 회장 로비 사건 등 중요 비리 사건 때마다 거론됐으나 한 번도 처벌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엔 그가 서울시 전 정무조정실장에게 전화해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돼가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는 당사자의 증언이 나왔다. 어제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검찰 수사가 그를 조여가는 형국이다.

이상득 의원에 대해서도 검찰이 에스엘에스 사건에서 드러난 장롱 속 7억원과 저축은행 구명청탁 관련 4억원 수수 의혹 등에 대해 형사처벌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어제는 그가 박근혜 위원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대선 경쟁자인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험담하며 “대선 필승”을 위한 건배를 제의했다고 한다. 그의 처지가 처지인지라 그런 낯간지러운 발언의 의미가 각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때나마 한 나라의 정권을 맡겠다고 나섰던 인사들의 행태치고는 참으로 추하고 비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비리를 철저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권력부패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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