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4.25 19:14 수정 : 2012.04.25 19:14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처음 광우병이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즉각 수입중단 조처를 내렸다. 2번째, 3번째는 2008년 수입 재개를 하기 전에 발생했고 이번이 4번째다. 이번 발생은 수입 재개 이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우리로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도 않았는데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자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한 것만 봐도 사안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정한 광우병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쇠고기 무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 발생과 관계없이 쇠고기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남의 나라 국민의 우려야 어떻든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자세가 역겹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다. 즉각적인 검역중단 조처는커녕 기껏 취한 조처가 미국 정부에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관심도에 비해 너무 한가해 보인다. 신중함도 좋지만, 국민의 건강이 우선인지 미국의 이해가 우선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4년 전 광우병 촛불시위가 국민의 건강을 뒷전에 두는 듯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촉발됐다는 것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정부는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추가협상을 통해 마련한 수입위생조건 부칙에 따라, 당장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추가적인 조처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가 당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수입중단 조처를 한 뒤 미국 쪽과 협의해 우리 쪽 검역 전문가와 미국 쪽이 공동으로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할 수 있고, 조사에서 미국의 광우병 지위에 부정적 변동이 있을 경우 지속적으로 수입을 중단하도록 돼 있다. 이 자료가 거짓이 아니라면 머뭇거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 와중에 촛불시위 이후 진행된 수입위생조건 추가협상도 부실투성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8년 수입위생조건에선 광우병 때 즉시 수입중단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8년 땐 추가협상까지 하면서 부칙에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는 권리만 명시했을 뿐 실효성 있는 조처는 취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역중단도 수입중단도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다. 철저한 책임추궁과 함께 이참에 수입위생조건을 1998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