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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21 19:06 수정 : 2012.05.21 19:06

최근 청와대 ㄱ행정관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통해 100억원대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저축은행 비리 1차 수사에 이어 지난달 2차 수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청와대 인사와 정치권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1차 수사에서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이 여럿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ㄱ행정관의 혐의는 앞으로 터져나올 권력 주변 비리의 예고편일 가능성이 크다.

엊그제는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이 제일저축은행에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 조각 드러난 빙산 밑에 얼마나 더 큰 비리가 잠복해 있을지 예측을 불허할 지경이다.

ㄱ행정관의 경우 2010년 김 회장에게 법정관리중이던 친형이 병원을 되찾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김 회장이 특수목적법인까지 설립해 이 병원을 낙찰받은 뒤 ㄱ행정관의 친형이 설립한 의료재단에 헐값에 넘겼다고 한다. 검찰은 김 회장이 ㄱ행정관에게 미래저축은행의 운영에 대한 편의와 퇴출 저지를 청탁했는지도 조사중이라고 하니 조만간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또 구속된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에게 지난해 9월 저축은행 2차 영업정지를 앞두고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10억원대의 자금과 미술품 및 금괴 등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1차 때와 비슷한 정치권 로비의 추문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

김 회장의 밀항 시도가 상징하듯이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 비리와 부조리의 추악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막장 드라마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하다. 신용불량자인 김 회장이 저축은행을 설립한 데 이어, 고객 돈을 맘대로 빼내 골프장과 리조트에 투자하고 가짜 회사를 만들어 수백억원을 다이아몬드광산 개발회사에 투자하기까지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좀더 진행돼 봐야겠지만 아마도 ㄱ행정관 뿐 아니라 금융감독당국과 정치권에서 로비자금을 받아쓴 인물들이 속속 드러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해 11월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수사 결과 발표 이후 포스텍이 5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새롭게 터져나오고 있다. 검찰이 부실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검찰은 이런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2차 수사에서는 부실·축소수사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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