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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04 19:07 수정 : 2012.06.04 19:07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하면서 유럽뿐 아니라 미국, 브릭스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8%를 넘어서고 세계 금융위기 때도 높은 성장률로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브릭스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외부 충격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상황을 냉정하게 내다보고 대비해야 한다.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그리스의 탈퇴가 우려되는데다 스페인 충격으로 금융시스템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은 자산규모 3위의 국영은행인 방키아의 파산을 막기 위해 19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외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의 10%에 이르는 970억유로가 1분기에 빠져나갔다. 스페인 정부가 7일 발행할 10년물 국채 입찰이 부진할 경우 위기설은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상황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지만 그 타격은 더욱 크고 깊을 수 있다. 당시 위기가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였다면 이번 위기는 그리스·스페인 등 각국 정부의 유동성 위기로, 최종 대출자인 정부가 위험해지면 더는 돈을 빌려줄 곳이 없게 된다. 또 당시 선진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몰리긴 했어도 중국·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가 세계경제를 떠받쳤다. 그러나 지금은 신흥국들마저 성장성이 낮아지는 바람에 어느 한 곳 기댈 곳이 없어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재정위기를 겪는 나라들이 일정 부분 고통을 감내하고 유로존 국가들이 공생의 지도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 경제는 2008년 위기 때에 비해 다행히 외환시장 불안은 덜한 편이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대외 악재가 쌓이고 있다. 가계부채 부담으로 내수 시장도 여력이 바닥난 상태다. 정부는 올해 3.7%로 설정했던 경제성장률을 낮추되 기금을 풀어 경기부양 효과를 낸다는 계획인데, 단기 처방이 아니라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자본 유출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대외 충격을 완화할 완충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양극화 해소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내수의 성장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경제위기의 고통은 저소득층에 집중된다. 유럽의 위기가 복지 포퓰리즘에서 비롯됐다는 허상을 설파할 게 아니라 이런 때일수록 사회안전망을 다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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