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6.10 19:14 수정 : 2012.06.10 19:14

스페인이 지난 주말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유럽 17개국) 국가 중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네번째다. 구제금융 규모가 최대 1000억유로로 시장의 예상보다 크고, 재정 긴축을 요구하지 않는 등 우호적인 조건으로 지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는 계속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동안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를 놓고 시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제금융 신청은 없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지난주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3단계나 낮추는 등 압박을 가하자 결국 손을 들었다. 이로써 유로존 경제규모 4위인 스페인은 일단 금융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구제금융 지원 규모나 조건도 좋은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스페인이 금융위기를 벗어나려면 최소 400억유로의 신규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피치도 600억유로에서 최대 1000억유로까지 예상했다. 이번에 지원하기로 한 최대 1000억유로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한 것이어서 시장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구조조정이나 재정 긴축 등 엄격한 조건을 달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스페인의 경제위기가 재정부문에서 온 게 아니라 은행권 부실에서 초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 1000억유로가 지원된다고 해서 스페인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리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스페인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막대한 부실채권을 떠안은 은행권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번 구제금융 자금은 이런 은행권에 전액 투입된다. 따라서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될지 모르지만 스페인의 실물경제 침체나 높은 실업률 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설사 스페인 경제가 안정을 찾는다 하더라도 유럽이 재정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도 신중하게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유럽의 재정위기는 하루아침에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으로도 그리스 총선이나 유럽 정상회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