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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14 18:42 수정 : 2012.06.14 18:42

세계보건기구가 디젤 배출가스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는 소식에 가장 놀란 것은 지구촌 서민들일 것이다. 디젤은 값은 싸면서 출력은 좋은 서민용 에너지다. 그런 까닭에 전체 운행 차량 가운데 65% 정도가 경유차인데, 그것이 뿜어내는 연기 속에서 생업을 일구어야 하니 끔찍하다.

그러나 이번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지난 50여년간 디젤엔진 배출가스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광원 1만2000여명을 추적조사한 결과를 주요 근거로 삼았다. 조사 환경이 갱도 등 닫힌 공간에서 구형 디젤엔진이 쏟아내는 배기가스 밀집지역이었다. 일상적인 대기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과도하게 불안해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다만 농도가 엷다고 위험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산업계가 디젤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좀더 철저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은 더 커졌다.

정부도 1995년 이래 배출허용기준을 꾸준히 강화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선 유로-4, 유로-5 등 유럽연합의 배출허용기준을 자동차 제작 단계에 적용했다. 2009~2010년 사이에 모든 경유차종에 적용된 유로-5는 이전의 유로-4에 비해 미세먼지 80~92%, 질소산화물 28%, 탄화수소 24%를 감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배출가스 중 미세먼지는 98%까지 걸러내기에 이르렀다. 2014~2015년 사이엔 유로-6을 적용해 이전보다 질소산화물 80%, 미세먼지 50%를 더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준을 강화한다고 안심할 순 없다. 질소산화물의 경우 적은 양이라도 토양과 물을 산성화시키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며, 암모니아와 반응해 폐암을 유발하는 미세먼지가 된다.

당장 문제는 유로-4, 유로-5 기준이 적용되기 이전에 생산된 차들이다. 운행중인 경유차 681만대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부가 보조금이나 환경개선부담금 감면 등을 통해 저감장치를 장착하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 5년여 동안 개선한 차량은 66만여대에 그쳤다. 또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검사를 통과한 차량도 실제 도로상에선 허용기준보다 평균 2.8배 가까이 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젤은 여전히 효용성이 높다. 저감장치를 제대로 장착한 경유차는 연비가 엘피지 차보다 70%, 휘발유나 천연가스 차에 비해선 30% 높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휘발유 차보다 10~20% 적다. 개선할 여지가 많은 것이다.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정부의 더 철저한 대책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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