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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21 19:19 수정 : 2012.06.21 19:19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또다시 징계의 칼을 휘둘렀다. 문화방송은 엊그제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조 위원장을 지낸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고, 김현식 부위원장 등 10명에 대해 정직 1~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도대체 얼마나 더 피눈물을 흘려야 이성을 잃은 ‘칼춤’을 멈출 것인가. 분노를 넘어 허탈할 지경이다.

이번 징계로 김 사장 체제 아래서 문화방송에서 쫓겨난 사람은 모두 8명으로 늘었다. 정직 등 중징계자는 100명이 훌쩍 넘는다. 전두환 군사정권 이래 최대 규모의 언론탄압이다. 게다가 징계 대상자들은 하나같이 문화방송의 위상 정립에 중추적 구실을 해온 일꾼들이다. ‘피디수첩’ ‘엠비시 스페셜’ ‘나는 가수다’ ‘내조의 여왕’ ‘남극의 눈물’ 등 문화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을 만든 피디·기자들이 비리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을 외치다 일터에서 내쫓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는 노조 집행부가 아닌 평조합원인데도 명확한 사유 없이 해고라는 무지막지한 징계를 당했다.

한겨울에 시작된 문화방송 파업은 어느새 150일째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 사장의 뻔뻔스런 버티기와 대량징계 강행, 이명박 정부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이번 파업은 성격이 더욱 분명해졌다. 문화방송 파업은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는 투쟁이자, 방송 사유화를 통해 어떻게든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골몰하는 부도덕한 정치세력과 맞싸우는 투쟁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후퇴를 염려하는 많은 이들이 파행방송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파업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누누이 밝힌 대로 문화방송 사태 해결의 첫 단추는 김 사장의 퇴진 말고는 없다.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키려고 무리수를 두면 둘수록 국민적 분노만 커질 뿐이다. 이미 민주통합당은 문화방송 노조와 함께 김 사장 퇴진 범국민서명운동에 나섰고, 새누리당 안에서조차 대선 주자인 이재오 의원 등이 김 사장의 책임론을 제기한 상태다. 문화예술계 등 유명인사들의 공개적인 파업 지지도 잇따르고 있다.

누구보다 박근혜 의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인식을 바꿔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혹시 박 의원이 공정방송 파업을 대선 유불리 차원에서 접근해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단견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문화방송 파업에 대한 태도를 보며 박 의원이 어떤 민주주의관을 지니고 있는지, 현안을 해결할 능력은 있는지 평가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실시하고, 김 사장의 퇴진 등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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