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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22 19:13 수정 : 2012.06.22 19:13

새누리당의 이한구 원내대표가 어제 “민주통합당은 선거 때 편파방송을 할 세력을 규합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파업중인 방송사 노조 쪽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방송사 파업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이 어떤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내심 어떤 정치적 주판알을 튀기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원내대표의 터무니없는 궤변이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 아래서 방송이 ‘공정보도’와 거리가 멀었음을 모를 사람은 별로 없다. 정부여당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을 강요해온 ‘편파방송’의 주범은 바로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다. 그런데도 ‘편파방송 세력’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반하장식 발언이자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방송 언론인들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다. 이 원내대표는 무슨 근거로 파업중인 방송사 노조원들을 편파방송 세력이라고 매도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방송사 파업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정치적 속내가 무엇인지도 드러났다. 낙하산 사장 체제를 그대로 온존시켜 ‘정부여당에 유리한 편파방송’을 계속 내보내도록 하는 것이 대선 국면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새누리당의 기류를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 등이 모를 리 없다. 김 사장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열차처럼 폭주하는 밑바탕에는 이런 새누리당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새누리당의 실질적 주인인 박근혜 의원의 태도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는 어제 “(문화방송)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불편해지고 손해 보는 것은 국민”이라며 “노사 간에 빨리 타협하고 대화해서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말한 대로 국민이 불편해지고 손해 보는 상황이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노사 타협만을 주문할 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발벗고 나서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옳다. 그런 상식은 외면한 채 공허하게 국민 불편을 강조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일이다.

방송사 파업 사태에 대한 청문회 개최 문제는 여야 간에 진행중인 19대 국회 개원 협상의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국회 공전 사태를 안타깝게 여긴다면 방송 청문회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청문회가 열리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로 파업사태가 편파방송 기도 세력 때문인지도 규명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새누리당은 말로만 국회 개원 타령을 할 게 아니라 협상에 임하는 기본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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